일본 지식인들, 동학농민군 희생자 ‘사죄비’ 나주에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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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식인들, 동학농민군 희생자 ‘사죄비’ 나주에 세운다

오는 10월 30일 시민의 날 행사와 병행 제막식 추진
동학농민군 전국에서 가장 많이 희생된 나주에 사죄비 건립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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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식인들이 주축이되어 건립하기로 한 동학농민군 학살 사죄비에 대한 시민 설명회가 나주시민회관에서 열렸다(사진=정성균 기자)

 

동학을 연구하는 일본의 양심 있는 지식인들이 1894년 발발한 동학농민혁명 당시 일본군에 의해 희생했던 동학농민군을 기리고, 이를 사죄하는 기념비를 나주에 세운다.

 

나주시와 사죄비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나천수/ 이하 추진위)는 8월 10일 나주시민회관에서 시민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사죄비 건립 계획을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는 추진위를 비롯한 시민 등 40여 명이 참석했으며, 사죄비 건립의 역사적 배경과 경위, 건립 부지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졌다.

 

추진위는 나주에서 희생당한 동학 농민군을 기리고 일본시민들이 시죄의 마음을 담아 마련한 성금으로 건립한 사죄비의 제막식을 오는 10월 30일 시민의날 행사의 일환으로 개최하며, 사죄비는 나주 죽림동 시민공원에 건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주는 동학농민혁명 때 나주성에 입성한 일본군에 의해 동학농민군이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희생된 지역이다.

 

각지에서 나주로 압송돼온 농민군 지도자 수백 명은 나주 초토영(현재의 나주초등학교)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날 설명회에서 한일동학기행 한국측 대표이면서 동학연구자인 박맹수 전 원광대 총장은 ‘항일 봉기한 동학농민군을 전라도 및 나주 일대에서 학살한 일본군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기조 발표했다.

 

추진위는 일본 나라여자대학 나카츠카 아키라(中塚明) 명예교수와 홋카이도대학 이노우에 카츠오(井上勝生) 명예교수를 주축으로 나주학회, 한일동학기행단 참가자들로 구성됐다.

 

나주시와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 한일동학기행단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나주동학농민혁명 한일학술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사죄비 건립은 2019년 10월 30일 개최된 제1회 나주동학농민혁명 한일 학술대회에서 이노우에 명예교수가 발표한 사죄문이 계기가 되었다.

 

이후 2022년 일본 나카츠카 아카라 교수를 단장으로 위령비 건립 후보지 답사가 이루어졌고, 2022년 말 시민공감대 형성을 위한 좌담회에서 위령비를 사죄비로 바꾸자는 의견이 제시되어 이를 반영하게 되었다.

 

추진위 나천수 공동대표는 “전국 최초로 건립되는 일본인의 사죄비가 나주에 건립되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이를 계기로 일본인을 비롯한 국내외 많은 사람들이 나주를 방문하는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가해와 피해의 역사를 뛰어넘어 한일 두 나라 시민들의 성숙한 역사의식으로 화해와 상생의 모델을 만들어 세게적인 모델 사례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나주는 동학농민군토벌의 전담부대였던 일본군 후비보병 제19대대가 1895년 1월 5일부터 2월 8일까지 35일간 호남 초토영에 주둔하며 학살을 자행했던 역사적 현장이다.

 

해당 기록은 일본군 쿠스노키 비요키치 상등병이 남긴 ‘종군일지(從軍日誌)’를 통해 상세하게 밝혀졌다.

 

추진위 관계자는 “일본의 양심 있는 학자와 한일동학기행 참가자들이 나주에 세우려고 하는 사죄비가 화해와 상생이라는 나주의 발전적인 미래상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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