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2023나주축제,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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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데스크 칼럼) 2023나주축제,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발행인 정성균

지난 10월 20일부터 열흘 동안 영산강 둔치를 비롯한 시내 일원에서 펼쳐진 ‘2023나주축제 –영산강은 살아있다“가 29일 폐막함으로써 영산강 르네상스의 비전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축제의 장이 마무리되었다.

 

이번 축제는 민선 8기 나주시가 출범하면서 그동안 개별적, 산발적으로 진행해 왔던 여러 가지 형태의 지역축제를 하나로 묶어 추진한 ‘통합형 축제’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나주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축제의 성과를 성공적으로 평가하며, 누적 방문객 27만 명, 지역 농산물 및 음식 부스 판매액 4억 7천여 만 원을 달성하였다고 밝혔다.

 

이를 일 단위로 분석해 보면 1일 평균 관람객은 27,000여 명, 농산물 및 음식 부스 판매액은 4천 7백여 만 원 수준이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이번 축제를 ‘성공적’이라고만 평가할 수 있을까?

 

실제 이번 축제 기간 중 관람객 대부분이 주말에 집중된 반면, 평일 관람객은 한산한 수준이었다. 이는 축제 기간이 너무 길어 각종 프로그램이 느슨하게 진행된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할 대목이다.

 

따라서 16억여 원의 예산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진 이번 축제의 성패 여부에 대해 보다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가 필요해 보인다.

 

축제의 성패 여부는 관람객 수와 판매액 등 정량적인 평가도 중요하지만, 축제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의미인 지역 공동체 회복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기여했는지에 대한 정성적 평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축제와 행사에는 여러 가지 평가와 많은 의견들이 난무할 수 밖에 없다. 이번 축제 역시 개막 전부터 축제의 성공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뜨거웠다.

 

축제가 진행되는 기간을 포함하여 축제가 끝난 지금까지 지역 언론을 포함하여 SNS 등을 통해 표출된 시민들의 의견은 일부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부정적인 평가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축제 현장에서 만난 일부 시민들은 ‘볼거리, 즐길 거리가 부족하며, 축제에 참가하고 싶은 매력적인 컨셉이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이번 나주축제는 기획부터 진행에 이르기까지 시민이 주체가 되어 시민의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축제를 만드는데 여러 가지로 부족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 시민은 이번 축제 진행 과정을 두고 SNS를 통해 “지역축제가 내생적 기반이 아닌 외부 의존적 역량과 컨셉으로 추진한 이벤트로써 성공한 사례가 있는지 궁금하다”며, “감독이나 큐레이터 등 기획자가 행사의 대중성과 흥행성을 무시하고 작가적 기질과 신념 중심으로 고집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결국 이번 축제는 화려한 스팩을 내세우는 외부 전문가의 의견이 지역 공동체를 구성하는 시민의 결집된 역량보다 높게 부각되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이번 축제의 컨셉으로 서울의 문화예술전당을 나주로 옮겨왔다는 ‘문화예술축제’를 표방하였지만, 정작 축제를 통해 시민들이 체감한 문화지수는 얼마나 될지도 궁금하다.

 

특히 고대 마한 역사에서부터 근대사에 이르는 나주의 역사를 축제를 통해 알리기로 했던 거창한 기획은 축제장에 몇몇 가설 조형물을 설치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반면, 이번 축제를 통해 개선된 점도 많다. 우선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권력형 문화예술 카르텔을 혁파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해 보였다. 또한 축제장마다 야시장처럼 운영해 오던 잡상인 중심의 수익형 음식문화를 개선해 나주맛집 중심의 음식문화를 펼쳤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생산자가 직접 판매함으로써 소비자와 생산자 간 간격을 줄이고 나주 농산물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제 축제는 끝났고, 축제의 장이었던 영산강 둔치에는 축제 관련 시설물이나 조형물 한 점도 남아있지 않다.

 

나주시는 이번 축제를 마치고 평가위원회를 구성하여 축제 전반에 대해 엄정한 평가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평가를 통해 민선 8기 나주시가 의욕적으로 시도한 첫 나주형 통합축제가 지역 공동체 형성에 얼마나 기여했으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미친 영향의 크기는 얼마나 되었는지에 대해 시민의 눈높이에서 세심하게 살펴 그 결과를 시민사회에 내놓기 바란다.

 

특히, SNS 등을 통해 표출된 시민사회의 의견에 대해 이를 경청하고 반영하여 내년에는 더 새롭고 알찬 나주축제를 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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