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동강면 세곡마을 어르신 이야기집 ‘난 요로코롬 살았당께’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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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동강면 세곡마을 어르신 이야기집 ‘난 요로코롬 살았당께’ 펴내

13명의 어르신들, 자신들의 살아온 삶 진솔하게 그려내
세곡마을 ‘신나라마을학교’ 한글교실 운영 성과로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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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를 안 해 본 것이 없어. 청(비단) 장시, 고기 장시도 했제. 안 해 본 것이 없어. 못 하진 안 해. 약 장시를 해도 넘 하나 팔믄 난 다섯 개나 팔고 그라요. 그라니께 우리 아들이 나를 우다, 우다. 그래가꼬 집도 나가 지였어. 나가 벌어가꼬 지였어. 요것을 옴팡 나가 진거요’ (오경심/ ‘지혜롭게 견뎌온 삶’ 중 일부)

 

전남 고흥군 동강면 세곡마을 주민들이 자신들의 살아온 삶을 진솔하게 그려낸 책 ‘난 요로코롬 살았당께’를 펴냈다. 책 제목을 표준말로 풀이하면 ‘나는 이렇게 살아왔다’ 이다.

 

13명의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구술한 내용을 전라도 사투리 그대로 기술한 이 책은 한 곳에 뿌리 내어 살아온 이들의 입말을 가감 없이 담아 언어생활에 담긴 정서와 문화까지도 오롯이 표현하고 있다.

 

세곡마을은 마을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는 공동체사업의 일환으로 신나라마을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 19명의 마을 어르신이 참여하는 한글교실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길을 이어주고 있다.

 

이 책은 전남마을공동체지원센터와 고흥군이 후원하는 ‘마을 공동체 활동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비를 지원받아 펴낼 수 있었다.

 

조재웅 동강면장은 발간 축사를 통해 “기록은 과거와 현재가 소통할 수 있는 문화적 원천이라고 하는데, 오늘 발간된 이 책에는 어르신들의 값진 인생이 기록된 것으로, 어르신들이 써 내려간 한 글자 한 글자가 인생의 발자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곡마을 한글교실 이미라 지도교사는 “지금껏 인생을 자연과 함께 솔직하게 살아오신 길을 듣자니 무척 놀라왔다. 때로는 살아있음 그 자체에 고마워하고, 때로는 욕심에 부끄러워도 하며, 소박하게 살아온 어르신들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산천초목을 닮아 제게도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고 발간 소감을 밝혔다.

 

한편, 고흥 동강 세곡마을은 보성군 벌교읍과 접하고 있으며, 200년 전 남양 송씨가 입향한 후 종족마을을 형성하다가 여산 송씨 등이 입향하여 마을을 이루고 있다. 한때 농악놀이(벅구놀이)가 유명하였으나 인구 감소로 전수자가 없어 보전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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