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별밤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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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독자투고) 별밤지기

김종옥

북 하나 둘러매고 마을 당산에 나선다.

애달픈 농군님 홀로 학림마을 유난히 비춰준다.

 

슬프다 못해 애절한 장송곡 한 곡조.

애닯게 상여매고 선소리꾼하나 없고, 대매꾼도 없다.

명천 한 낮에 나홀로 슬픈 장단 한가락 읊조린다.

 

저절로 나오는 굿장단

서럽다 못해 한 맺힌 세상사 실타래 풀어본다.

언덕 위 컨테이너 오두막만 홀로 장단 맞춘다.

 

북 장단 아무도 없는 빈 마을에 방망이질만 울려대고,

금강석 담금질하듯 학림마을 저녁노을 낮달로 불타온다.

 

왜 갔을꼬? 어이하여 홀로 훌쩍 떠났을꼬?

코스모스 길 따라 신나게 달려오는 손주녀석

봉숭아 꽃물처럼 어여쁜 손녀딸 안겨 와도,

마중나갈 수 있나?

 

어서 와, 어서와 문 열렸다.

 

가물게 들려온다. 당산굿 신나게 치대며 들어오는 소리

문 여소 문 여소 문 안 열면 갈라요.

 

이제는 아무도 마중나갈 사람 없어진지 오래.

울 아부지, 할아버지 달나라에 마중 나갔나?은하수 물 따라 별나라에 나들이 가셨나?

  

별 씨앗되어 길가 코스모스로 능청떨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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