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영산포 홍어축제,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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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데스크 칼럼) 영산포 홍어축제, 이대로 좋은가?

발행인 정성균

황금연휴 기간인 5월 5일부터 7일까지 영산포 홍어거리에서 열린 제19회 영산포 홍어축제가 끝났다.

 

이번 축제는 코로나로 인해 열리지 못했다가 3년 만에 다시 열린 행사라서 더욱 많은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이 축제는 나주 영산포의 대표 음식인 홍어를 활용해 다양한 홍어요리를 맛보고 홍어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는 등 홍어음식 문화 확산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19년째 이어온 전통적인 축제이다.

 

나주시는 이 행사를 위해 1억 7천여 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축제의 기획 및 진행은 민간차원의 축제위원회에서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축제가 끝난 후 행사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있다. 개막식 당일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비로 인해 많은 행사가 축소되고 계획대로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한 점도 있지만, 단순히 비를 핑계로 행사의 부실함을 피해가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2개월에 불과한 축제 준비 기간을 탓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 축제의 부실함을 면피하기에는 마땅치 않다.

 

이번 축제는 예년의 경우 영산강 체육공원에서 축제를 진행해오던 것과는 달리 홍어의 거리를 중심으로 축제장을 펼쳤다.

 

그러다 보니 행사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주차장이 매우 부족해 원도심 골목마다 주차전쟁을 벌이는 등 관람객과 시민들의 불편이 초래되었다.

 

추진위원회는 당초 1000여 면 정도의 주차장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나주종합스포츠 파크 등 700여 면의 주차장은 행사장과의 거리가 너무 멀어 이용하기 어렵고, 영산포 구도심에 소규모로 마련된 주차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더구나 셔틀버스도 운행되지 않았다.

 

홍보부족도 행사의 부실함을 부추기는 데 한 몫을 했다. 추진위는 홍어를 좋아하는 전국적인 규모의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이고 다양한 방법의 홍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축제의 콘텐츠가 부족한 점도 문제다. ‘홍어킹을 찾아라’를 비롯해 ‘홍어 예쁘게 썰기’, ‘홍어탑 쌓기’ 등 여러 가지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했지만 다양한 관객들의 구미를 사로잡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행사가 끝난 후 SNS 등을 통해 나타난 시민들의 행사 평가는 차갑다. 한 누리꾼은 “장소는 협소하고 기획은 조잡했으며, 시골 장터의 장날같은 느낌”이었다고 축제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홍어 가격을 최소한의 마진으로 싸게 팔아 홍어 홍보를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행사 때 순간의 이익만 생각하고 바가지 요금을 받으니 다음에는 절대 안 먹겠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홍어축제의 지속 필요성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홍어를 주제로 한 축제가 대중적인 축제의 요소에 적합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나주의 대표적인 음식인 홍어나 나주곰탕, 구진포 장어 등을 한데 모아 통합적인 음식축제를 기획할 필요도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축제의 개최 시기 또한 유채·벚꽃·배꽃 축제와 병행하여 실시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노려볼 수도 있을 것이다.

 

영산포 홍어축제는 냉정한 평가와 분석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현재와 같이 시골장터에서 펼치는 동네잔치 같은 수준의 축제에서 과감하게 탈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축제는 지속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축제의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민간의 자율적인 노력과 함께 행정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축제추진원회 구성 단계에서부터 나주시 고위 공직자가 더 많이 포함되어야 한다. 현재 추진위원회 전체 구성원 32명 중 나주시 공무원은 영산포 소재 동장 3명 뿐이다.

 

나주시 공직자 중 관광문화국장 등 비중있는 고위 공직자가 추진위원회 구성에 참여하여 기획에 참여하고 예산지원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무쪼록 많은 아쉬움과 개선점을 남기고 홍어축제는 막을 내렸지만 내년도 축제를 위해 앞으로 1년 동안 철저히 분석하고 평가하여 보다 성숙한 축제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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